여러분은 엘프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디드리트?

아니면 레골라스?
하지만 에버론의 엘프들은 이들하고는 지구에서 안드로메다의 거리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이 바로 에버론의 엘프들입니다.
왼쪽은 콜바이어에 정착한 자들,
가운데는 발레나Valenar의 호전적인 엘프들,
그리고 맨 오른쪽이 현대 모든 엘프의 기원이 되는 에레날Aerenal의 엘프들 입니다.
좀 간지가 폭발하죠?
지금부터 이야기 할 것은 바로 이 에레날의 엘프들에 대해서 입니다.
이들의 기원에 대해서 말하려면 까마득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8만년 전 악마들과 용들의 전쟁으로 파괴된 젠'드릭Xen'drik 대륙의 폐허에서 발호한 거인들은 자신들의 문명을 일으킵니다. 이 강대한 거인들의 문명은 곧 젠'드릭 대륙 전체를 자신들의 지배하에 넣었고, 같은 대륙에서 탄생한 엘프들을 노예로 삼아 다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세계를 관찰하며 세월을 유유자적하게 보내던 아르고네센Argonessen의 드래곤 중 참견하기 좋아하는 몇몇이 젠'드릭의 거인들에게 비전마법을 전수해주고 거인들은 이를 받아들여 마스터하고 현대에도 따라갈 수 없는 하이테크놀로지로 그들의 제국을 더욱 더 견고히 만듭니다. 엘프들이 거인들 발 뒤꿈치께에서 마법을 익히긴 했지만 그건 그다지 중요치 않습니다. 서당개 3년 풍월을 읊어봤자, 선비들에 비하면 택도 없는 수준일테니까요. 오히려 두들겨 맞고 보신탕이 되지 않으면 다행이죠.
아무튼 마법을 배우거나 말거나 젠'드릭의 엘프부족들은 거인들에 비해 턱없이 약한 상태로 지배를 받습니다. 무려 4만년 동안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거인들의 시기에도 결국 종말은 찾아왔으니, 바로 꿈의 차원 달 쿠오르Dal Quor와 에버론의 경계가 벌어지며 달 쿠오르의 주민들인 쿠오리Quori들과 거인들 간에 전쟁이 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오랜 전쟁 끝에 결국 거인들은 강력한 마법으로 달 쿠오르와 현실간의 문을 파괴해 버립니다만 그 여파는 어마어마하게 커서 젠'드릭의 거인문명의 중심지가 파괴되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 버립니다. 그리고 거인들은 그 여파에서 영영 회복하지 못하게 되죠.
독립의 기회를 노리던 엘프들에게 이때는 당연히 호기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만 9천년 전 대륙 각지에서 엘프들은 거인에게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자기들의 문명은 파괴되고 옛 노예들의 강력한 반란에 절망한 거인들은 이전 달 쿠오르와의 전쟁을 마무리 지었던 주문을 쓰려 계획합니다. 그 강력한 힘이 한번 더 발휘되면 엘프들을 한방에 날려 버릴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 여파를 걱정하고 있었던 아르고네센의 드래곤들이 대륙을 건너와 강력한 마법으로 거인들의 문명을 싸그리 쓸어버립니다. 결국 거인들은 예전의 찬란한 문명을 잊은 채 지금에 와선 정글에서 야만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엘프들은 어찌되었느냐하면. 드래곤들의 공격이 시작되기 전, 엘프의 예언자였던 에렌Aeren은 다가올 재앙을 예견합니다. 그리하여 에렌은 각지의 여러 엘프 부족을 불러 모아 재앙이 일어나기 전 이 곳을 떠나자고 설득합니다. 그리하여 용의 불꽃과 끔찍한 마법이 대륙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때 에렌이 이끄는 엘프들은 대륙을 탈출하여 북쪽으로 항해해 갑니다.
에렌의 영도 하에 엘프들은 새로운 섬을 찾아 도달합니다만, 에렌은 항해 중에 병에 걸려 결국 그 섬에 발을 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이에 엘프들의 지도자는 그들이 당도한 땅을 '에렌의 안식'이라는 뜻으로 에레날Aerenal이라고 명명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에레날 엘프들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험난한 역사를 거쳐온 에레날의 엘프들은 그 독특한 외양과 마찬가지로 범상한 자들은 아닙니다. 아니 그들이 보기에는 콜바이어의 어린 족속들이 이상하겠지만 말이죠. 이들에게 있어 삶과 죽음의 경계는 불분명합니다. 이들은 삶을 하나의 여정으로 생각하며 죽음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또한 불멸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있습니다. 이들이 조상과 옛 영웅들에 대한 존경과 숭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이들의 도시에는 거리를 따라 조상들을 기리는 수많은 기념비와 기념물들을 세우는 이유는 이러한 성향에서 기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기리는 이가 있으면 그는 영원히 불멸인 상태이니까요. 이러한 생각은 그들의 장례문화에도 드러납니다. 한 엘프가 죽으면 그는 미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의 일생에 대한 두 권의 연대기가 만들어져 한권은 시신과 함께 각 도시의 지하무덤에 매장됩니다. 또 다른 한권은 죽은 자들의 도시, 셰어 모다이Shae Mordai의 도서관에 보관됩니다. 이 도서관에서 그는 불멸성을 획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와는 별개로 에레날에 정착한 뒤 엘프들은 진정한 불멸성을 얻는 방법을 알아냅니다. 바로 데스리스Deathless가 되는 방법이죠. 그러면 데스리스가 어떻게 생긴 놈들인고 하면...

네. 맞습니다. 걸어 다니는 시체들이죠. 하지만 언데드라 부르지 않고 데스리스라고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통상의 언데드들은 음기를 통해 움직입니다만, 데스리스들은 음기가 아닌 양의 기운을 통하여 죽지 않는 몸을 갖습니다. 이들은 스켈레톤이나 좀비등등과는 달리 이전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말을 하거나 활동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도 없습니다.
허나 아무나 이런 불멸성을 얻는 특권을 누리진 않습니다. 대부분의 엘프들은 위에 기술한 대로 죽음을 맞이하고 미라가 되어 안치되지만, 삼백살 이상의 엘프 중에서 자신의 직업에서 특출난 실력을 보이는 자들과 뛰어난 전사, 강대한 마법사, 또한 지혜로운 현자, 위대한 예술가들이 데스리스가 되는 특권을 누립니다. 변화의 성직자Priest of Transition들이 이들이 불멸의 몸으로 만들면 이들은 1000년간 사회 각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해 봉사해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이들은 불사의 의회Undying Court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불사의 의회의 상징)
그렇다면 불사의 의회는 무엇인가 하면, 에레날을 지도하는 집단임과 동시에 에레날의 엘프들의 종교입니다. 그러니까 불사의 의회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육체를 가지고 지상을 활보하는 신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조상을 숭배하는 전통이 있는 에레날 엘프들에게 이들은 숭배해야하는 일차적인 대상입니다. 항상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들의 의견을 언제나 존중합니다. 국가 전체가 이들의 영향력 하에 있고 에레날의 문화에서 그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에레날을 직접적으로 다스리는 것은 이들이 아닙니다. 하루하루의 일이나 정치나 외교적인 문제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오누이왕Sibling Kings입니다. 오누이 왕은 실제 오누이로 그 둘이 합의 하에 국정을 수행합니다. 만일 오누이 중 한쪽이라도 사망하면, 남은 자는 왕위에서 내려오게 되고 불사의 의회에서 적합한 오누이를 찾아 그들을 왕위에 올리게 됩니다.
이런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한 문화라 그런지 에레날의 엘프들은 육체의 아름다움을 중요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육체는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곳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육체란건 언젠가 시들고 죽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콜바이어와는 다르게 에레날엔 화장법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육체 자체를 꾸미는 게 아닌 다른 방식으로 장식합니다. 가면을 쓰거나 아름다운 장신구를 걸치거나 하는 형식으로 말이죠.
이들은 모두 불멸성을 위해 자신의 기술을 완벽히 만들기 위해 언제나 갈고 닦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에레날의 장인이 만든 작품들은 콜바이어 사람들이 보기엔 꿈에 그리던 그러한 수준에 까지 오르는 물건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전통과 완벽성에 대한 강한 집착은 기술의 혁신에는 부정적이어서 최근의 물건과 수천년전의 물건을 비교해봐도 어떠한 차이도 느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직조공들은 수십년간 입어도 헤지지 않는 옷을 만들고 건축가들은 수만년간 서있는 건물을 세우지만 그 형식은 변하지 않고 영원합니다. 심지어 농부조차 자신의 농업 기술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단련하곤 합니다.
유일하게 혁신이 허용되는 분야는 바로 마법입니다. 에레날 엘프들에게 마법은 과학이자 예술입니다. 이들의 마법 수준과 마법에의 접근성은 콜바이어의 사람들보다 매우 뛰어나서 에레날의 도시들은 콜바이어의 가장 발달된 도시보다도 밝은 빛을 발합니다. 뛰어난 현자가 아닌 일반인들조차 어느 정도 수준의 마법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역시 폐쇄적이고 전통을 추구하는 에레날 엘프들답게 혁신이 허용된다고 해도 빠르게 마법이 발달하지는 않아서 최근 콜바이어의 어린 종족들의 수준이 그들에 비슷하게 달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에레날의 엘프들이 가장 깊게 관심을 가진 부분은 사령술Necromancy입니다. 에레날의 엘프들에게 사령술에 대한 탐구는 그를 통해 힘을 얻는다거나 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사령술을 앎으로서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여깁니다. 삶을 배우기 위해 죽음을 연구하고, 희망을 배우기 위해 공포를 공부합니다. 다만 에레날 사람들은 스켈레톤이나 좀비 같은 지성이 없는 언데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삶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하여 경멸합니다. 또한 뱀파이어나 리치 같은 것들도 에버론으로부터 생명력을 뽑아내는 존재들이라 여기고 싫어합니다. 그들은 오로지 양기를 통해 움직이는 데스리스만을 정상적이라 여깁니다.
모든 엘프들은 자신의 재능을 갈고 닦에 언젠가 불멸의 존재가 되기를 원합니다. 자신의 영역에 철저하면 모두에게 귀족이 될 기회가 있고, 모두에게 불사의 의회에 들어갈 기회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수세기동안 자신의 직업에 혼을 쏟아 붓습니다. 몇몇의 엘프들은 외지에서 모험을 찾아 헤멥니다. 콜바이어, 젠‘드릭 어디에서건 그들이 역사에 남을 혹은 역사를 뛰어넘을 업적을 남긴다면 그들은 불멸의 존재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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